홀가분하다 책 속 한 문 장

언어분석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말은 430여 개랍니다. 그것을 불쾌와 쾌(快)의 단어로 구분하면 7대 3정도의 비율이고요. 그중에서 사람들이 쾌(긍정)의 최고 상태로 꼽은 단어는, 다시 말해 쾌를 표현하는 단어 중 그 정도가 최고라고 꼽은 것은 '홀가분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의미 있는 성취나 물질적 획득 혹은 짜릿한 자극에서 비롯하는 '죽인다. 황홀해. 앗싸'같은 단어가 쾌의 최고 경지일 듯싶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이란 그와 달이 무엇이 보태진 상태가 아닌 '거추장스럽지 않고 가뿐한 상태'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는 거지요. 미처 그 사실을 알지 못해 자꾸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심리적 헛발질을 하고 있을 뿐, 당연히 홀가분한 길을 택하겠지요.

정혜신,「홀가분」중


한 해를 정리하며... 생 활 기 록 부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1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올 한 해 잘한 일 세가지만 꼽아봤다.

첫째, 직장 옮긴 것
        직장을 옮긴 후로 업무에 대한 만족도와 성취감이 높아졌다. 권위적인 직장 상사와의 이별로 자신감도 되찾았고 업무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내년 한해에는 나의 Potential을 늘리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할 생각이다. 이번 이직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직장을 고르는 기준의 하나(개인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생겼다. 

둘째: 자전거 산 것
        자전거를 산 뒤로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건강도 좋아졌고 지리도 밝아졌다. 무엇보다 한참을 달린 후 두 발을 땅에 내려 놓을 때의 짜릿함과 직접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성취감은 오직 자전거를 탔을 때만 느낄 수 있는 희열이다. 현재 나만의 코스를 개발중이며, 여건만 된다면 향후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할 생각이다. 

셋째: 바쁜 와중에도 동호회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
        졸린 눈을 비비고 새벽에 일어나 야구하러 갔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몇 경기 빠지긴 했지만 나름대로 약속을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성적도 작년에 비해 향상됐고, 수비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내년 시즌에도 같은 리그에서 뛰게될 지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동호회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붙박이 1루수가 되는 것.

배우자를 선택하는 심리 책 속 한 문 장

성인이 되어 배우자를 선택하는 심리는 여러 가지다. 그중에 하나가 자아 이상의 실현이다. 사람들은 '나는 이런 것이 되고 싶다'라고 여기는 자아 이상이 있기 때문에 동기를 갖고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개인의 노력으로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 간극을 일거에 메울 수 있는 한두 번의 기회가 오는데, 그중 하나가 배우자를 고르는 것이다. 자신감이 강하고 자기가 하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이라면 자신을 잘 뒷바라지할 사람을 고를 것이고, 시너지를 원한다면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을 고를 것이다. 아직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부모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 사람을 고른다. 이에 반해 평소 열등감을 억압하며 의식하지 않으려 부정하며 살고 있던 사람은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자기보다 나은 배우자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 결혼이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자아를 완성하는 것이라는 환상은 유아가 갖고 있는 전능감의 환상만큼 강렬하다.

하지현,「심야 치유 식당」중

김훈,「내 젊은 날의 숲」 책 속 한 문 장

돈이 떨어지면 지나간 날들을 돌이켜보게 된다. '돌이켜본다'는 이 말이 도덕적으로 반성은 아니다. 돌이켜본다는 말은 돌이켜 보인다라고 써야 옳겠다. 보여야 보이는 것이고 본다고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닐 터이다. 돈이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돈이 다 떨어지고 나면 겨우 보이는 수가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돈 떨어진 앞날에 대한 불안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중략) 돈이 다 떨어지고, 돈이 들어올 전망이 없어지면 사람들을 안심시켜주던 그 구매력이 빠져나가면서 돈의 실체는 드러나는 것인데, 돈이 떨어져야 보이게 되는 돈의 실체는 사실상 돈이 아닌 것이어서, 돈은 명료하면서도 난해하다. 돈은 아마도 기호이면서 실체인 것 같은데, 돈이 떨어져야만 그 명료성과 난해함을 동시에 알수가 있다. 구매력이 주는 위안은 생리적인 것이어서 자각증세가 없는데, 그 증세가 빠져나갈 때는 자각증세가 있다. 그래서 그 증세를 느낄 때가 자각인지, 느끼지 못할 때가 자각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돈이 떨어져봐야 이 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 증세는 생리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생리 그 자체여서 거기에 약간의 속임수가 섞여 있어도 안정을 누리는 동안 그 속임수는 자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도저히 끊어버리고 돌아설 수 없는 것들, 끊어내고 싶지만 끊어 낼 수 없는, 만유인력과도 같은 존재의 탯줄 그리고 나와 인연이 닿아서 내 생애 속으로 들어온 온갖 허섭스레기들의 정체를 명확히 들여다보려면 돈이 다 떨어져야 한다. 그러니 돈이 떨어진다는 일은 얼마나 무서운가.


Shade Parade - CHANEL 스 크 랩 대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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